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정당의 혐오 현수막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정부가 정당 현수막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안으로 인종차별 등 혐오·차별 표현의 기준과 구체적 사례를 담은 지침을 만들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할 계획이다.
2022년 옥외광고물법 개정 이후 정당 현수막은 정당명과 연락처 등을 적기만 하면 장소·개수 제한을 거의 받지 않아, 일부 정당이 중국인 혐오나 근거 없는 범죄 불안을 조장하는 문구를 내걸어 논란이 됐다.
대통령은 “저질스럽고 수치스러운 내용의 현수막조차 정당이 걸었다는 이유로 철거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을 밝히며, 필요할 경우 정당법과 옥외광고물법 개정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정부는 혐오와 차별 표현을 줄이는 것이 “최소한의 공공질서와 인권 보호”를 위한 과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고물가·주거·돌봄·노동 같은 구조적 민생 현안과 국회에 쌓인 핵심 법안들이 여전히 제자리인 상황에서, 현수막 규제가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표현의 자유 영역을 건드리는 만큼, 구체적인 기준 없이 ‘막연한 혐오’만을 이유로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정치적 비판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인종·성별·출신국가를 겨냥한 노골적 차별 문구는 공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 사이의 간극도 크다.
전문가들은 혐오 현수막 대책이 실질적 국민 보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명예훼손·차별 조장 등 기존 법 위반 요소를 중심으로 한 최소한의 규제 원칙 설정
- 판단 기준과 사례를 투명하게 공개해 지자체별 자의적 해석을 막는 장치 마련
- 현수막 대책과 병행해 주거·복지·노동 등 민생 법안 처리 상황을 함께 점검하는 국정 운영 기준 정립
혐오 현수막 정비는 분명 필요한 과제지만, 국민 다수가 체감하는 삶의 조건 개선과 어떤 속도로 병행될지에 따라 ‘상징적 조치’에 머물지, 아니면 일상 공간의 안전과 품격을 높이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지가 갈릴 전망이다.
한 줄 요약: 정부가 혐오 정당 현수막 규제 지침을 서두르자, 인권 보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민생·개혁 과제와의 우선순위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논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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