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대학별 논술·면접 일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집중력이 올라가 성적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원가와 입시 카페에서는 이 약을 ‘공부 잘하는 약’으로 포장하는 글까지 공유되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쓰이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국내에서는 마약류로 분류돼 엄격한 처방·관리 대상이다. 적절한 진단과 모니터링 하에 복용하면 ADHD 환자의 주의력과 일상 기능을 개선하는 1차 치료제지만, 건강한 학생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복용하는 것은 허가 범위를 벗어난 오남용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질환자가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해도 기억력·학습 능력이 뚜렷이 향상된다는 근거는 부족한 반면, 불면·두통·식욕 저하 같은 흔한 부작용에서부터 환각·망상, 심혈관 이상 등 심각한 부작용과 의존·중독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실제로 비의료적 사용이 늘어난 해외 대학생 집단에서는 성적 향상 효과가 거의 없는 대신 건강 문제와 학업 중단 위험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잇따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 기관은 “ADHD 치료제는 성적을 올리기 위한 약이 아니며, 남용 시 중독과 심각한 정신·신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처방 남용 관리와 경고 문구 강화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고위 공무원·전문직으로 이어지는 입시 경쟁 단계에서 약물 오남용이 용인될 경우, 이후 사회 지도층에까지 ‘성과를 위해서라면 약에 기대도 된다’는 왜곡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집중력과 판단이 필요한 위치에 약물 의존 경험을 가진 이들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ADHD 환자에 대한 낙인은 경계해야 하며, 문제의 초점은 치료 목적이 아닌 성적·스펙을 위한 비의료적 사용에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시험 준비 막판 불안이 커질수록 ‘한 알이면 바뀐다’는 광고성 정보에 흔들리기 쉽다”며,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킬 것을 권고한다.
- ADHD 의심 시에는 스스로 약을 구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먼저 받을 것
- 건강한 수험생이 성적 향상을 위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는 행위는 ‘도핑’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가질 것
- 학교·학원·가정에서 약물이 아닌 수면·운동·상담 등 비약물적 지원 체계를 우선 마련할 것
대학 입시 시즌마다 반복되는 ‘집중력 보조제’ 유혹은 한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경쟁과 성과 중심으로 짜인 교육 시스템의 그늘을 드러낸다. 단기 성과를 위한 약물 의존이 아닌, 제도적·심리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육·보건 정책의 우선순위가 재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줄 요약: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해한 수험생들의 비의료적 사용이 늘 조짐을 보이자, 전문가들은 성적 향상 효과는 미미하지만 중독·부작용과 공정성 훼손 위험은 크다며 강력한 경계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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