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일 · 정치 오피니언
공천 헌금 의혹으로 의원이 제명된 다음 날, 정청래 대표가 당 기강 유지를 위해 신상필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나오기까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조직이 공천 자금 의혹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시간이 길었다는 점에서, 당이 스스로 주장해 온 높은 도덕성은 이미 크게 훼손된 상태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며 다른 정당과의 차별성을 주장해 왔다.
공천 헌금 의혹을 방치해 온 구조가 드러난 지금, 도덕성을 무너뜨린 인사들이 앞장서 기강과 신상필벌을 외치는 모습은 정치공세와 구분되지 않는다.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는 며칠 동안 번민했다고 말하며 공천 과정에서 상과 벌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상필벌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공과 사가 뒤섞이고 공사 구분이 안 돼 당의 질서와 기강이 무너지게 된다”고 말하고, 불법이 확인되면 신속히 징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공천 잡음을 없애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공과 사를 뒤섞지 않겠다는 선언은 분명하다. 문제는 그 선언이 왜 지금에서야 나왔느냐는 점이다.— 정청래 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둘러싼 쟁점 정리
이 발언의 배경에는 이미 구체적인 금액이 오르내리는 두 건의 공천 자금 의혹이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의원 측이 서울시의원 공천 신청자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녹취가 공개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강 의원의 탈당 선언과 별개로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병기 전 원내대표 측에 1천만 원과 2천만 원을 전달했다가 몇 달 뒤 돌려받았다는 전직 구의원들의 탄원서 내용도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현재까지 공천 자금 의혹에서 드러난 핵심 쟁점
-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헌금 1억 원이 오갔다는 녹취와 제명 결정이 이어졌다.
- 2020년 총선을 앞두고 1천만 원, 2천만 원이 전달됐다가 3~5개월 뒤 돌려받았다는 탄원서가 공개됐다.
- 두 사건 모두 관련 의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수사기관 조사가 진행 중이라 아직 공식 발표가 없다.
두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은 앞으로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져야 한다. 그럼에도 수년 전부터 당 지도부가 관련 문제 제기를 전달받고도 본격적인 조사와 징계를 미뤄 왔다는 증언은 민주당의 자정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공천을 둘러싼 돈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보다, 여론이 폭발한 뒤에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칼날을 꺼내는 패턴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공천 헌금 의혹 금액 비교
| 사건 | 시점 | 의혹 금액(막대는 비율 표시) |
|---|---|---|
| 강선우 의원 공천 헌금 의혹 | 2022년 지방선거 |
약 1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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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정치자금 의혹 | 2020년 총선 전후 |
약 3천만 원(1천만+2천만 원, 탄원서 주장 기준)
|
막대 길이는 의혹 금액 비율(1억 원=100 기준)을 단순화해 표시했다. 수사는 진행 중이며, 최종 금액과 법적 책임은 향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 수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거론되는 돈이 후보 자격을 둘러싸고 오갔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 정당의 공천권이 당내 권력과 결합해 사적 이익의 통로로 변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서는 돈의 흐름에 대한 감시보다 정치적 유불리 계산이 우선해 온 구조가 민주당 도덕성을 무너뜨린 핵심 원인이라고 본다.
현재 구조의 문제는 분명하다.
탄원서를 당 대표실에 전달했다는 이수진 전 의원의 주장처럼, 당이 내부 제보를 윤리 조사로 연결하기보다 공천 관리 책임자에게 되돌려 보냈다면, 구조적 책임은 지도부와 공천 시스템 전체에 있다.
이런 구조를 만든 인사들이 이제 신상필벌과 기강을 말하면, 유권자에게는 자기 방어와 다르지 않은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필요한 변화는 제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천 자금 제보가 접수되면 대표와 공천 실무자를 동시에 배제하는 이해상충 방지 규칙,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 윤리심사, 공천 평가에서 금전 거래 여부를 공개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돈이 오간 정황이 확인될 경우 해당 선거구 공천권 박탈과 재공모를 의무화하는 수준의 규율 없이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정청래 대표와 현 지도부의 최근 조치가 과거에 비해 빠르고 강한 편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강선우 의원을 제명하고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 징계심판을 요청한 결정은 공천 자금 의혹을 단순한 내부 정치 거래로 덮지 않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섣불리 확정적 결론을 내리지 않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도덕성은 위기 국면에서의 한 번의 결단이 아니라, 평소 축적된 규칙과 실천에서 나온다. 공천 헌금 의혹이 여러 해에 걸쳐 반복되고, 문제를 제기한 인사가 공천에서 배제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민주당이 주장하는 도덕적 우위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한 구호가 아니라, 돈이 끼어들 여지를 줄이는 공천 시스템의 전면 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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