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일 조기 대선이 지나자 정치권은 숨을 고르기는커녕 곧장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향해 다시 이를 드러냈다. 2024년 말의 계엄 사태가 남긴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정치는 나라를 수습할 책임보다 다음 승부의 계산서를 먼저 펼쳐 들었다. 국민의 삶은 아직 흔들리는데 정치인들의 시선은 벌써 다음 표밭을 향해 달려갔고, 그 조급한 탐욕이 국정을 또 한 번 소모품으로 만들었다.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6-03-19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주요사무일정, KBS World 2026-04-18 서울시장 선거 기사, Reuters 2025-04-08 조기 대선 일정 확정 기사.
거대 정당의 얼굴들은 서로를 심판하겠다고 고함치면서도, 정작 자기 진영의 계산 앞에서는 너무 쉽게 침묵으로 숨는다. 책임을 져야 할 순간마다 발을 빼고, 불리한 장면마다 원칙을 접고, 유리한 숫자 앞에서는 민생마저 협상 칩처럼 내던진다. 이 난투극은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인내를 갈아 넣는 비겁한 소모전이다.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은 175석을, 국민의힘 계열은 108석을 차지하며 국회 구도를 선명하게 갈랐다. 그렇게 크게 벌어진 숫자 앞에서도 정치권은 해법을 짜지 않았고, 상대의 실패만 키우는 포위전으로 미끄러지며 국회의 시간을 허비했다. 의석은 삶을 밀어야 할 손이어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그 숫자를 상대를 찌르는 창처럼 휘둘러 국민 앞에서 또 한 번 책임을 회피했다.
자료: Reuters 2024-04-10 총선 결과 기사, AP 2024-04-10 총선 결과 기사, 한겨레 2024-04-11 정당별 의석수 정리.
의석 비교
민주당 계열 175석
국민의힘 계열 108석
- 법안을 밀어야 할 자리에서는 시간을 끌고, 상대를 공격할 무대에서는 눈빛부터 달라진다.
- 공천과 세력 재편이 걸리면 약속은 접히고, 시민의 절박함은 언제나 뒷줄로 밀려난다.
- 선거가 끝나도 정치는 쉬지 않고 다음 선거만 계산하며 나라의 체력을 깎아먹는다.
선거는 권력을 심판하는 장치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 정치의 많은 얼굴은 그 장치를 국민을 위한 약속으로 쓰지 않고, 자기 부귀와 진영의 연명을 지키는 칼자루로 움켜쥔다. 이 나라의 시간을 다시 세우려면 다음 승부의 함성보다 지금 당장 처리할 삶의 의제를 먼저 끌어올려, 싸움으로 연명하는 정치부터 단호하게 밀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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