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좌석 간격은 서비스 선택 사항이 아니라 안전과 건강, 이동권을 좌우하는 필수 조건이다.

캐나다의 한 항공기에서 고령 승객 부부의 무릎이 앞좌석 아래에 그대로 박힌 영상이 공개됐다. 다리를 쭉 뻗기는커녕 겨우 구부린 채 움직이기도 힘든 장면이다. 캐나다 항공사들이 이코노미 좌석 간격을 줄이고 고정형 등받이와 추가 좌석열을 도입하면서, 이런 승객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이 사안의 핵심은 특정 항공사의 무리한 좌석 배치가 아니라, 정부가 최소 좌석 기준조차 두지 않은 규제 공백이다.

항공사는 수익을 키우고, 불편과 위험은 승객과 승무원이 떠안는 구조가 제도적으로 방치돼 왔다.

좌석 간격을 단순 편의가 아닌 안전 규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책임은 정부와 규제 당국에 있다.

기내에서 벌어지는 좌석 간격 축소

  • 캐나다 대형 항공사들은 보잉 737 등 기종에서 이코노미 좌석을 재배치하며 좌석 열을 늘렸다.
  • 기본 운임 구역은 약 28인치 수준까지 줄이고, 더 넓은 31~34인치 좌석은 추가 요금을 받는 방식이 확산됐다.
  • 서 있는 자세에 가까운 고정형 등받이 도입까지 겹치면서, 장시간 비행에서 다리와 허리 부담이 크게 늘었다.

규제 부재와 민원 폭증

  • 캐나다 항공규정에는 최소 좌석 간격·좌석 폭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
  • 캐나다교통청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항공 관련 민원 적체는 8만4천 건을 넘는다.
  • 민원 해결까지 2년 이상이 걸린다는 지적이 이어져, 승객 권리 구제 시스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코노미 좌석 간격 비교

단위: 인치, 최근 공개 자료 기준
캐나다 일부 기본 운임 좌석
28
캐나다 주요 항공사 일반 이코노미
31
비교적 넉넉한 해외 항공사 이코노미
34

값은 항공사 운임 안내와 국제 좌석 통계를 바탕으로 한 대표 수치이며, 실제 기종·좌석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문제의 영상에 등장한 승객들은 다리를 좌석 아래 깊숙이 밀어 넣지 않으면 발을 둘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탈출 동선이 좁아지고, 비행 내내 다리와 허리를 움직일 시간이 줄어드는 구조다. 장시간 비행에서는 혈전 위험과 관절 통증 등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다.

좌석 간격은 항공사가 판매 전략으로 마음대로 줄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정부가 최소 기준을 정해 관리해야 할 안전 인프라다.

지금 필요한 조치는 분명하다. 첫째, 연방 정부와 의회는 좌석 간격·좌석 폭·승객 체격을 반영한 최소 기준을 항공 안전 규정에 명문화해야 한다. 둘째, 일정 수준 이하로 좌석을 줄이는 재배치 계획은 사전 인가를 받고 건강·탈출 영향 평가 결과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셋째, 항공권 판매 단계에서 기종별 좌석 간격 정보를 표준 형식으로 의무 표기해, 승객이 요금뿐 아니라 공간을 기준으로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캐나다당국이 이 문제를 방치하면 같은 구조는 다른 국가와 항공사에서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규제가 비운 공간을 승객의 신체와 건강이 대신 채우는 상황을 더는 허용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규제 기관이 좌석 간격을 명확한 공적 기준으로 끌어올릴 때에만, 승객 불만 폭증과 민원 적체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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