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6시 45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앞은 아직 어둑했다. 가방을 주렁주렁 멘 수험생과 학부모가 하나둘 모여 섰고, 부모는 자녀의 손을 오래 붙잡거나 볼에 입을 맞췄다. 포옹을 마친 학생들은 숨을 고르고 시험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올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는 55만 4,174명이다. 전년보다 3만 1,504명, 약 6% 늘었고 2019학년도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긴 교육 과정이 특정 날짜에 더 촘촘히 몰려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원자는 늘었지만, 시험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초등 고학년부터 고3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의 공부가 단일 시험 성적으로 정리되고, 이 점수가 대학과 진로 선택에 강하게 연결되는 현실이다.

교육계에서는 “학생의 성장 과정을 여러 시점과 방식으로 평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누구에게나 같은 문제를 주는 시험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주장 사이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2025년부터 일반계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를 전면 적용하는 단계적 계획을 마련했다. 학생이 과목을 선택해 192학점을 이수하는 구조로, 학교 안에서의 선택과 평가를 늘려 긴 여정을 반영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대입에서 수능 비중이 크면, 다양한 과목과 프로젝트가 다시 하루 시험 대비 수단으로만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장기적으로는 시험의 성격 자체를 바꾸려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일부 교육청과 전문가들은 2032학년도부터 수능을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일정 수준 이상 충족 여부만 확인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한 해 점수로 줄 세우기보다 여러 번의 응시와 기준 충족 중심 구조로 옮기자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수능 부담을 나누기 위한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 수능 응시 기회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성적 활용 기간을 연장할 것
  • 학점제에 맞춘 공통 성취 기준을 마련해 학교 평가 신뢰도를 높이고 반영 비율을 확대할 것
  • 중·고생 대상 공공 진로·학업 설계 컨설팅과 온라인 진학 정보를 강화할 것

여의도여고 앞 새벽 포옹은 한 번의 시험에 여전히 많은 것이 실려 있음을 보여 준다. 수험생은 오늘 문제지에 집중하지만, 정책과 사회는 긴 교육 여정이 여러 기회와 다양한 평가로 나뉘어 드러나는 방향으로 입시 구조를 옮길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한다.

한 줄 요약: 55만여 명이 치르는 수능이 여전히 하루 성적으로 진로를 가르는 가운데, 학점제·절대평가 논의·응시 기회 분산을 묶은 대입 개편이 현실 과제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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