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5 도쿄 데플림픽이 11월 15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개회식을 열고 12일간의 경쟁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는 난민팀과 개인 중립 선수를 포함해 80여 개국에서 온 선수단이 참가했으며, 선수와 심판·운영 인력을 합한 규모는 약 6000명에 이른다.

제25회 하계 데플림픽은 1924년 첫 대회 이후 100년을 맞는 해에 열리는 기념 대회다. 일본이 데플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개최 도시는 1964년과 2021년 하계올림픽·패럴림픽을 치른 도쿄다.

대회 기간 선수단은 26일까지 육상·수영·농구·유도 등 21개 종목에서 213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대회 조직위는 볼링·오리엔티어링처럼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닌 종목도 포함해, 청각장애 선수들이 강점을 지닌 분야를 넓게 반영했다.

이번 데플림픽은 시각 중심의 경기 운영이 특징이다. 국제농아인스포츠위원회 규정에 따라 출발 신호는 총성이 아니라 스타트 라인의 조명과 깃발로 대체되고, 관중은 박수 대신 손을 흔들어 응원을 보낸다. 소리를 기준으로 설계된 경기 규칙을 시각 신호로 바꾸면서, 장애 유형에 맞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174명 대표단을 파견했다. 대한농아인스포츠연맹대한장애인체육회는 육상·유도·사격·테니스 등 12개 종목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 94명을 구성했고, 개막 전 결단식을 통해 지원 약속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국가대표 훈련비와 참가 경비를 지원하며, 향후 동·하계 데플림픽을 정례적인 국가대표 사업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별 지원 수준은 여전히 격차가 크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데플림픽 대표팀이 항공료와 숙박비를 자체 모금으로 충당하고, 기업 후원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실태가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됐다. 올림픽·패럴림픽과 달리, 데플림픽이 정부 엘리트 스포츠 정책에서 뚜렷한 위치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데플림픽을 장애인 체육의 한 축으로 인정하는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각국 정부는 청각장애 선수를 올림픽·패럴림픽과 동일한 기준으로 지원하는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방송사와 디지털 플랫폼은 수어 해설과 자막 서비스를 확대한 생중계를 통해 대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개최 도시 도쿄가 내세운 포용 도시 전략이 실질적 유산으로 남는지는, 경기장의 성적뿐 아니라 향후 정책 변화에서 함께 평가될 전망이다.

한 줄 요약: 100년 역사를 맞은 도쿄 데플림픽은 80여 개국 청각장애 선수들의 무대이자, 각국이 스포츠 포용과 지원 정책의 수준을 시험받는 현장이 되고 있다.

#스포츠 #장애인체육 #도쿄데플림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