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과 병원, 노래방에 설치된 ‘홈캠’ 12만여 대가 외부 해킹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가정·사업장 IP카메라에서 탈취한 영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해외 불법사이트에 판매한 피의자 4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고 11월 30일 밝혔다. 동아일보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일부 피의자는 6만3천여 대와 7만여 대의 카메라를 해킹해 1천개가 넘는 영상 파일을 만들고 수천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 이번 사건은 카메라를 해킹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10년 넘게 방치된 홈캠 보안 공백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례라는 점에서 구조적 책임 논란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201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IP카메라·몰카 범죄 경고를 정부와 정치권이 사실상 방치해 왔다고 지적한다. 2018년 CCTV 해킹 연구보안뉴스 분석은 한국이 사물인터넷 취약점 노출 상위권이며 가정용 카메라 해킹이 “예고된 재앙”이라고 평가했지만, 제조사 보안 의무와 원격 접속 기본 설정을 강제하는 입법은 여전히 뒤늦게 논의되는 수준에 머문다.

디지털 성범죄 양상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아동·청소년 피해가 늘어난다는 2024년 학술 보고와 연이은 대형 사건은, 카메라 한 대 한 대의 보안부터 영상 유통 경로까지 전 주기를 통제하는 국가 전략이 부재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경고가 수년간 반복됐는데도 규범과 감독 체계를 바꾸지 못한 책임이 정치와 행정부에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을 통해 처벌을 강화하고, 디지털성범죄 근절 대책딥페이크 규제 법안을 잇달아 내놓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온라인 성범죄가 여전히 증가한다는 국내외 조사와 최근 대규모 딥페이크·온라인 협박 사건은, 사후 처벌 중심 대책만으로는 피해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시민단체와 법조계는 홈캠 제조사와 플랫폼에 대한 보안 인증 의무화, 기본 비밀번호 금지, 대량 해킹 탐지 시 즉각적인 원격 차단권을 법에 명시하고, 국회와 행정부의 규제 실패 책임을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분명히 따져야 한다고 촉구한다.

배경 ① 몰카·n번방

2010년대 후반 몰카 범죄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한국 사회의 디지털 성폭력 구조를 드러냈지만, 감시 카메라 보안 규범은 여전히 뒷전으로 남아 있었다.

배경 ② 홈캠 일상화

재택근무와 1인 가구 증가로 IP카메라가 일상 장비가 됐지만, 보안 업데이트·취약점 점검은 개인 책임으로 남아 제도적 관리망이 비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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