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한 해 자동차 산업 지원을 위해 15조 원 이상 정책 금융을 투입하고, 전기승용차 구매 보조금 규모를 올해보다 31% 늘리기로 했다. 노후차를 폐차한 뒤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최대 100만 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고, 완성차 기업의 해외 이전 속에서도 ‘K-미래차 마더팩토리’ 전략을 통해 국내 생산 400만 대 이상 유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보급 확대와 함께 충전 인프라 상황도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환경부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기·수소차는 약 84만 대 수준까지 보급됐고, 각종 공공·민간 충전기를 합치면 40만 기 안팎이 구축된 것으로 집계된다. 차량 대비 충전기 비율은 1.7대당 1기 수준으로, 국제 비교에서 상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25년까지 급속충전기 1만2천 곳, 완속충전기 50만 기를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59만 기, 2030년 123만 기까지 늘린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태다. 2025년 충전시설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6천억 원대 수준으로, 급속충전기와 스마트 완속충전기 설치를 집중 지원한다.

신축 공동주택의 충전기 의무 설치 비율 상향 등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되지만, 노후 아파트와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여전히 설치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인프라의 총량은 빠르게 늘었지만, 이용자 체감은 지역과 주거 형태에 따라 차이가 크다. 도심 일부 지역과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급속충전기가 몰려 있는 반면, 농어촌·외곽 지역 운전자들은 여전히 장거리 주행 전 충전 위치를 세밀하게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심야 시간대 공동주차장 급속충전기 앞 대기 행렬이 반복된다는 사례가 나온다.

환경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 대와 충전시설 4만5천 기 이상을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계획을 상회할 경우,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와의 간극이 다시 논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보조금·정책 금융과 충전 인프라 확충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보완책을 제안한다.

  • 차량 보급 목표와 연동한 지역별·시간대별 충전 수요 분석 및 설치 의무량 차등 설정
  • 노후 공동주택·상가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급속충전기 지원 확대
  • 충전 요금·대기시간 정보의 실시간 공개와 호환성 기준 강화로 이용 경험 개선

내년 15조 원 규모 정책 금융과 보조금 확대는 전기차 전환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다. 다만 차량 보급 속도와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가 엇갈리면, 소비자는 ‘주행 중 충전 불안’을 이유로 여전히 내연기관차를 선택할 수 있다. 정부의 미래차 전략이 계획대로 작동하려면 도로 위 충전소가 보조금 숫자만큼 빠르고 촘촘하게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

한 줄 요약: 내년 15조 원 정책 금융과 전기차 보조금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역·주거 형태별 충전 인프라 격차를 줄이는 세밀한 인프라 전략이 병행돼야 전기차 전환이 현실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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