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The Met)이 소장 중이던 조선 후기 불화 ‘시왕도’ 1점을 강원 속초 신흥사에 반환한다. 맥스 홀라인 관장은 14일 서울 마포구 KGIT 센터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작품 반환 사실을 알리며, 속초시 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와 신흥사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번에 돌아오는 작품은 1798년(정조 22년)에 제작된 ‘시왕도’ 연작 가운데 열 번째 패널로, 지장보살 신앙과 함께 저승 재판 장면을 그린 불화다. 원래는 신흥사 명부전 후불벽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미군 주둔기 소실·반출된 뒤 약 70년간 해외에 머물렀다.
신흥사 시왕도는 원래 열 폭 한 세트로 조성된 대형 불화다. 2020년 미국 LACMA에서 여섯 폭이 먼저 환수된 데 이어, 이번에 메트 소장분 한 폭이 합류하면서 일곱 점이 제자리를 찾게 됐다. 나머지 세 점은 여전히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조사와 협상이 필요한 상태다.
작품 환수 과정에는 속초시와 신흥사, 속초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해외한국문화재재단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해 2023년 현지 조사와 자료 제공, 2024년 공식 반환 요청, 2025년 합의에 이르는 장기 협상을 이어 왔다.
메트는 이번 반환을 계기로 한국 미술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홀라인 관장은 한국 불화의 예술사적 가치를 언급하며, 소장 유물 연구·전시와 원 소장처 환수라는 두 가지 축을 함께 추진해 오셨다고 설명했다. 해외 유수 미술관이 자발적 반환을 택한 사례라는 점에서, 다른 한국 문화재 환수 논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문화재계에서는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같은 불상·건축·의식과 함께 있을 때 더 온전히 드러난다”는 점을 들어 이번 반환을 ‘원위치 복원’의 대표 사례之一로 평가한다.
향후 과제로는 다음과 같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세 폭에 대한 국제 공조 수사와 소장처 확인 작업
- 환수된 시왕도 일곱 폭을 중심으로 한 상설·특별전 구성과 디지털 복원 콘텐츠 제작
- 해외 미술관과의 공동 조사·보존 연구를 통해 한국 불화의 제작 기법과 유통 경로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사업 추진
시왕도 반환은 한 점의 회귀를 넘어, 전쟁과 식민지 시기를 거치며 해외로 흩어진 한국 문화재를 어떻게 제자리로 돌려놓을지에 대한 국제적 원칙과 협력 모델을 시험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신흥사와 관련 단체는 환수 절차를 마무리한 뒤, 정밀 보존 처리와 공개 일정을 논의해 일반 관람객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 줄 요약: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조선 후기 불화 ‘시왕도’ 한 폭을 강원 속초 신흥사에 돌려보내며, 한국전쟁 이후 70여 년 만의 귀향과 함께 한국 문화재 환수 논의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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