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정상회의를 마무리한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의 기수를 중동과 아프리카로 돌린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를 잇달아 방문해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양자 정상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순방은 취임 이후 최장 기간 일정으로, APEC 경주 선언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협력을 강조한 직후 신흥시장으로 외교 무대를 확장하는 행보다. 이 대통령은 UAE와 이집트에서 에너지·인프라·방산·건설 협력을, 남아공과 튀르키예에서는 광물·디지털·녹색전환 분야 협력과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 지원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이번 G20 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다. 이 대통령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재난·기후위기 대응’, ‘혁신·일자리·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한 회의 세션에 참석해 공급망 다변화, 에너지·인프라 프로젝트, 기후금융 확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국내 기업의 수주·투자 기회를 넓혀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고물가·고금리·고임대료에 시달리는 계층이 많고, 연금·노동·주거 복지 등 굵직한 개혁 법안이 국회에 쌓여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외교 일정’이 우선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는 “해외 투자 협력과 방산 수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취약계층 지원과 사회안전망 보강을 위한 구체적 입법·재정 대책이 뒤로 밀려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여권은 대규모 인프라·에너지 프로젝트와 수출 계약이 국내 일자리·세수 확대를 통해 결국 민생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하는 반면, 비판하는 쪽은 “체결된 양해각서(MOU)가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지는지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교 성과만 부각된다”고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실용 외교’와 함께 ‘민생 중심 국정’을 거듭 강조해 왔다. 추석 연휴 직후에도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국민의 현재와 미래의 살림살이를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복지·노동·조세 구조 개편과 관련한 주요 법안들이 여야 대치 속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외교 무대에서의 일정과 국내 개혁 과제 사이의 무게 배분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경주 APEC에 이어 중동·아프리카 순방까지 이어지는 연말 외교전이 국내 경제·민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동시에 쌓여 있는 법·제도 과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예산·입법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 줄 요약: APEC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와 중동·아프리카 순방에 나서자, 정부는 신흥시장 개척과 수출 확대를 강조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민생·개혁 입법과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논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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