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연예 뉴스 코너를 열면 신작 드라마·예능과 아이돌 컴백을 알리는 홍보성 기사가 쉼 없이 올라온다. 방송에서 이미 나간 장면을 다시 풀어 쓰고, 출연자의 개인 SNS 게시물을 그대로 옮긴 기사까지 뉴스처럼 배치된다. 취재 대신 홍보 내용을 사실 보도처럼 내보내 언론 본연의 역할을 스스로 희미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거세다.
핵심 쟁점 한눈에 보기
· 프로그램 내용과 출연자 SNS를 그대로 옮긴 ‘베끼기 기사’가 연예면을 채우면서, 홍보와 보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 기사처럼 보이지만 실질은 광고에 가까운 보도 형식이 누적될 경우, 전체 뉴스 신뢰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그동안 연예 저널리즘을 다룬 여러 비평은 연예 뉴스 상당수가 프로그램과 출연자를 홍보하는 기능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해 왔다. 방송 내용을 다시 요약하거나 출연자의 게시물을 그대로 옮기는 보도는 취재와 검증, 맥락 설명이라는 기자의 기본 임무를 비워 두는 결과를 낳는다. 독자 입장에서는 홍보 문구와 기사 문장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연예면이 사실상 제작사와 소속사의 홍보 통로로 기능할 경우, 기자는 정보를 선별·검증하는 전문가라기보다 보도자료를 전달하는 통로에 머문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자 존재 이유를 스스로 약하게 만드는 구조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연구 결과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사형 광고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는 기사처럼 보이는 광고가 언론 신뢰를 훼손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표된 ‘기사형 광고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기사형 광고의 신뢰성과 객관성에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절반 안팎으로 집계됐다. 연예면에서 홍보성 기사와 비판적 기사를 구분 없이 섞어 내보낼 경우, 전체 뉴스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언론사는 제작비 축소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든다. 보도자료와 SNS를 활용해야 충분한 기사량을 맞출 수 있고, 대중이 원하는 가벼운 정보와 빠른 업데이트를 제공하려면 이런 형식의 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홍보성 보도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거나 취재 기사와 섞어 내보내는 관행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정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첫째, 제작사·소속사 제공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예 기사에는 ‘광고’ ‘협찬’ 등 표기를 의무화하고, 노출 위치를 일반 기사와 분리할 필요가 있다.
- 둘째, 포털과 방송사는 연예면에서 홍보성 콘텐츠 비중을 제한하고, 기사 전송 단계에서 자동 심사·표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 셋째, 언론사는 연예부에도 탐사·비평 인력을 배치해 출연자의 노동 환경, 제작 구조, 산업 내 불공정 문제를 다루는 기사를 늘려야 한다.
연예 뉴스가 홍보와 정보 제공 사이의 경계를 다시 세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프로그램 줄거리 요약과 SNS 캡처만으로 채운 기사로는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연예면 역시 엄연한 뉴스라는 원칙을 회복하기 위해, 기자와 언론사가 스스로 존재 이유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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