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에서 대규모 가상자산을 탈취한 북한 연계 해커들이 분산 보관하던 자금을 다른 블록체인으로 옮기고 비트코인으로 교환하는 2차 세탁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 현금화를 앞두고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와 룩온체인은 2일(현지시간) 해커들이 탈취 자금을 보관했던 임시 지갑을 비우고 솔라나 등 다른 네트워크로 자산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약 1,290억 원 상당의 솔라나 토큰을 비트코인으로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블록은 룩온체인 발표를 인용해 교환 대상 수량을 970,522 SOL로 보도했다.[2]

가상자산 탈취 자금이 여러 지갑과 블록체인을 거쳐 이동하는 과정을 표현한 일러스트.
가상자산 탈취 자금이 여러 지갑과 블록체인을 거쳐 이동하는 과정을 표현한 일러스트.

체이널리시스는 해킹 직후 자금을 임시 지갑으로 옮긴 데 이어 새로운 세탁 단계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해커들은 1,000개 이상의 지갑을 동원해 3,000회 이상 송금하면서 자산을 다른 블록체인으로 옮기고 비트코인으로 전환해 추적을 교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자금이 여러 차례 이동한 뒤 이전 지갑으로 되돌아오는 순환 패턴도 포착했으며, 해커들이 자동화 알고리즘을 이용해 추적을 마비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코인텔레그래프 역시 체이널리시스를 인용해 짧은 시간에 이뤄진 수천 건의 거래와 순환 패턴을 자동화 가능성의 근거로 전했다.[3]

비트코인을 최종 이동 대상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자산 동결을 피하고 현금화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사가 있는 알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은 거래 중단이나 동결 위험이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특정 통제기관이 없는 탈중앙화 가상화폐여서 동결이 불가능하고 유동성도 높다는 것이다.

탈취 자금 가운데 10억 달러 이상의 이더리움과 14억 2,0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은 현재 추가 이동이 제한된 상태다. 해커들은 2차 세탁을 마치면 자금을 소액으로 쪼개 미 달러화 등 실물 화폐로 바꿔 회수하는 최종 3차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커들은 앞서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서 63억 달러, 약 8조 4,0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탈취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배후로 지목했다. FBI는 사건 경보에서 탈취 자산이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되는 것을 관찰했다며 관련 주소와 연결된 거래를 차단해 달라고 업계에 요청했다.[1]